TOKYO DOME A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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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이들이 떼창으로 부른 도쿄돔 아리랑의 역설
광화문에서 시작된 세계적 파장
BTS의 2026 BTS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일본 도쿄돔 공연이 4월 17일(금) 개최되었고, 그에 이어 오늘 18일(토)까지 이틀간에 걸쳐 개최된다. 이에 앞서 이들의 3월 21일 광화문 컴백 공연과 한국에서의 첫 유료 공연(토)인 고양 공연은 4월 9일(목), 11일(토), 12일(일) 총 3일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3월 21일 열린 광화문 컴백 공연은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훌쩍 넘어선 도시적 사건이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되어 1840만 명이 동시에 시청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뉴스분석팀에 따르면 공연 직후 5일간 36개국에서 375건의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뉴욕타임스와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공연이 광화문과 경복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아리랑과 건곤감리 등 한국적 상징을 녹여내며 국가 정체성을 극대화했다고 분석하였으며, 뉴욕타임스는 BTS를 한국 소프트파워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하며 서울의 역사적 중심부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을 웅장한 귀환이라고 극찬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대규모 인파 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질서정연한 군중의 모습에 감탄하였고, 이탈리아와 일본 언론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경제적 파급력도 주목받아, 미국 블룸버그는 항공·숙박·식당·굿즈 등 서울에서만 약 2660억 원의 경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 글로벌 투어의 도시별 평균 경제 효과를 웃도는 수치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고양 공연과 글로벌 팬덤의 확장
3일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BTS 공연의 현장 열기는 공연장 안팎에서 모두 뜨거웠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에 따르면 월드투어 일정 발표 이후 고양 공연 기간 숙소 검색량이 해외 여행객 기준 약 185배 증가하였으며, 일본, 필리핀, 대만, 중국, 홍콩 순으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공연 당일 고양종합운동장 일대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팬덤 아미(Army)들이 일찌감치 집결하였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팬들은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화장품 쇼핑에 나서거나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등 틈새 관광을 즐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방한 외국인은 475만 947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였으며, 특히 광화문과 고양 공연에 맞춰 외국인 방문이 집중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양종합경기장 현장을 찾지 못한 전 세계 팬들은 자국내의 극장 라이브 뷰잉으로 공연을 함께하였고, 그 반향도 예사롭지 않았다. 빅히트뮤직은 4월 11일 고양 공연을 전 세계 75개국 3500여 개 상영관에서 라이브 뷰잉으로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주요 멀티플렉스 3사에서 모두 상영되었다. 하이브의 기획력이 돋보인 놀라운 이벤트이다.
멕시코에서는 현지 새벽 시간대임에도 예매 오픈 수 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었으며, 멕시코국립영화산업협회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 약 4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해당 주말 전체 상영작 가운데 2위에 올랐다. 특히 영화 시장 규모가 멕시코보다 훨씬 큰 미국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멕시코시티는 스포티파이에서 BTS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도시 가운데 하나로, 이번 라이브 뷰잉 흥행이 단순한 팬덤 현상을 넘어선 문화적 이벤트로 자리매김하였음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돔을 뒤덮은 열광과 현지 반응
일본의 주요 일간지와 방송 매체들은 어제 17일(금) 도쿄돔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만 명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현장 모습을 비중 있게 다뤘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신문 등은 군 복무를 마친 멤버들이 4년 만에 일본 무대에 완전체로 돌아온 이번 공연을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선 사회적 현상으로 정의했다. 특히 도쿄돔 주변이 상징적인 보랏빛 물결로 가득 찼으며,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까지 현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대거 몰려들어 도쿄 도심의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을 상세히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공연의 내용과 팬들의 반응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여전한 영향력을 집중 조명했다. 니혼TV 등 주요 방송사들은 인터뷰를 통해 “힘든 시기에 이들의 음악이 인생의 비타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일본 팬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멤버들이 공연 내내 유창한 일본어로 소통하며 현지 팬들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쌓은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이번 투어의 주제인 아리랑이 한국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돔을 가득 메운 일본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공연의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에 대한 분석 기사도 이어졌다. 일본 경제 매체들은 도쿄돔 인근 숙박 시설이 일찌감치 매진되고 관련 굿즈가 순식간에 품절되는 등 강력한 경제 파급 효과에 주목했다. 산케이 스포츠는 이번 도쿄돔 공연이 85회에 달하는 월드 투어의 본격적인 해외 시작점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K-팝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이 일본 시장 내에서도 더욱 공고해졌음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언론들도 도쿄돔 공연 첫날의 성공적인 개최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국내 보도들은 일본 현지의 폭발적인 반응을 인용하며 방탄소년단이 다시 한번 글로벌 팝 아이콘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담은 공연이 일본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점을 의미 있게 조명하며 이번 도쿄돔 공연이 한일 양국의 문화적 교감을 더욱 깊게 만드는 가교 역할을 했다고 짧게 평가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그 정도만 언급되고 말 일인가?
한국과 일본, 떼창 문화의 갈림길
한국의 떼창 문화는 단순한 관객 참여를 넘어 하나의 공연 양식으로 자리 잡은 독특한 현상이다. 그 기원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대중음악의 팬덤 문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던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등장과 함께 팬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존재에서 벗어나 공연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고, 자연스럽게 특정 구간을 따라 부르는 ‘응원법’이 정교하게 발전하였다. 이러한 문화는 콘서트뿐만 아니라 방송 무대, 야외 행사 등에서도 반복되며 집단적인 음악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공연장은 가수와 관객이 역할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합창단처럼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이러한 떼창 문화는 해외 가수들의 공연에서도 강하게 드러나 세계적인 화제가 되곤 했다. 예를 들어 영미권 팝 가수들이 한국에서 공연을 할 때, 관객들이 가사의 대부분을 정확하게 따라 부르며 공연장을 채우는 장면은 종종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여러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 가사 전부를 외워 따라 부르는 한국의 떼창 문화에 놀랐다. 또한 일부 가수들은 자신이 노래를 멈추고 마이크를 관객들에게 돌리기도 했는데, 그들에게 맡겨도 공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황에 경탄을 금치 못 하고, 그 후 한국과의 사랑에 빠졌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음악을 철저히 학습하고 준비하는 한국 관객의 특성과 집단적 열광이 결합된 결과이다. 이러한 경험은 해외 아티스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 공연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반면 일본의 공연 문화는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공연 중 가수의 노래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예의로 여겨진다. 관객은 정해진 구호나 박수, 혹은 간단한 코러스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하거나 가수의 노래를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수가 관객에게 함께 노래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도, 관객이 적극적으로 떼창으로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공연장에는 순간적인 정적이나 어색한 공기가 흐르기도 하며, 이는 외국 아티스트들에게 낯선 경험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공연을 바라보는 문화적 태도와 관객의 역할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리랑 떼창이 만들어낸 역사적 역설
도쿄돔 공연에서 벌어진 장면은 한일 관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실로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일본인 관객 수만 명이 아리랑의 한국어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와 떼창으로 함께 부른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일본의 공연 문화는 전통적으로 가수의 노래에 끼어들지 않는 것을 예의로 여기며, 관객이 적극적으로 떼창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한 문화적 토양에서 외국어, 그것도 한국어로 된 곡을 일본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외워와 일제히 불렀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전례 없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진정한 역사적 무게감은 그 곡이 바로 아리랑이었다는 데에 있다.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 당국은 아리랑을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위험한 노래로 간주하여 공개적인 연주와 가창을 강하게 금지하였다. 그 시절 조선인들은 아리랑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탄압을 받았다. 이 노래는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쌓여온 한국인의 한과 슬픔, 그리고 민족적 생명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곡이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면면히 불려왔기에 오히려 더욱 강인한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고, 그 결절된 역사적 맥락이 아리랑을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이끈 정신적 토대이기도 하다.
바로 그 아리랑을, 한때 그것을 금지했던 나라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외워와 함께 불렀다. 물론 젊은이들은 아리랑이 그들의 선조에 의해 탄압받았던 바로 그 곡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다. 그러므로 아리랑의 떼창 장면이 갖는 상징성은 어떤 외교적 수사나 정치적 선언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역사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한일 관계에서, 어떤 공식적인 채널도 이루어내지 못한 일이 음악을 통해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실현된 순간이었다.
일본과 한국의 기성세대가 역사 인식의 무게 속에서 여전히 서로를 경계하는 사이에 젊은 세대는 BTS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내면화하고 그것을 자신의 감동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과 진정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 역사적 장면이라 할 수 있다.
BTS의 이러한 공헌은 그 어떤 정부 주도의 문화 외교와도 질적으로 다르다. 국가가 설계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공공 외교는 종종 의도가 앞서 보여 상대방의 경계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반면 BTS는 음악의 힘으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일본의 젊은 팬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익히고 아리랑의 가사를 외웠다. 그 자발성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적 연대의 증거이다. 어떤 국가도, 어떤 외교관도 이런 방식으로 상대국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다. 한국의 장한 젊은이들 BTS는 그것을 해냈다.
끝으로
도쿄돔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의 떼창은 한 편의 공연이 낳은 우연한 감동이 아니다. 그것은 음악이 역사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금지되었던 노래가, 그 금지를 명령했던 나라의 젊은이들 입에서 자발적으로 흘러나온 것이다. 이보다 더 극적인 역사의 반전이 있을까.
BTS는 음악으로 외교를 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 곧 외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들의 이번 월드투어 ‘아리랑’은 단지 무대 위의 공연이 아니라, 한국의 정체성과 문화가 세계와 호흡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역사적 여정이었다고 평가받아 마땅하다.
BTS, 그렇지 않아도 너희를 사랑했다. 그런데 이젠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도쿄돔 아리랑 떼창 장면: https://youtu.be/6lwdxEUs9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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